퀜틴 블레이크 글·그림 / 김경미 옮김
220×290 40쪽 / 양장 / 11,000원
ISBN 978-89-5663-311-4
3학년 2학기 국어 1. 재미가 솔솔
5학년 2학기 국어 7. 상상의 표현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부부에게 어느 날, 이상한 소포 하나가 도착한다. 소포 안에는 ‘자가주’라는 분홍빛 생물이 들어 있다. 자가주를 키우는 게 항상 즐거운 건 아니지만, 사랑스러운 자가주의 미소는 모든 걸 극복하게 만든다. 그러나 행복은 잠시. 자가주가 빽빽 울어대는 대머리독수리가 되고, 집 안을 한껏 어지르는 코끼리가 되고, 멧돼지가 되면서 부부의 삶은 점점 엉망이 되어 간다. 이 변화무쌍한 괴물 때문에 삶은 불안하고, 사고를 수습하느라 몸이 피곤하다. 그러던 어느 날 자가주는 매너 좋고 말끔한 청년이 된다. 예쁘고 마음이 맞는 아가씨도 만난다. 이 기쁜 소식을 전하려고 자가주가 부모님을 찾아갔을 때, 부모님은 갈색 펠리컨이 되어 부리를 딱딱거리고 있다.
퀜틴 블레이크가 인생의 변화 국면에 대해 재기발랄하게 내린 해석은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유쾌하게 만들 것이다. “인생은 정말 굉장하다!”는 마지막 문구에 무릎을 탁 치면서 공감하게 되는 것이 이 그림책의 묘미이다.
아이들은 자가주가 예측할 수 없이 변하는 모습이나 쩔쩔매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재미있어 한다. 그러나 아이를 키웠던 경험이 있는 어름들은 자신의 경험으로 인해 단순한 읽기 이상의 즐거움을 맛본다. 아기가 밤낮으로 빽빽 울어대서 부부가 서로 아이에게 가보라고 등 떠밀던 것이나, 막 걷기 시작한 아이가 손에 닿는 것은 뭐든 헝클어뜨리고 쓰러뜨리는 통에 쫓아다니며 치우느라 바빴던 것이나, 흙장난에 잔뜩 맛들인 아이가 집 안까지 모래를 끌고 들어온 일도 생각날 것이다. 그래서 괴물 자가주의 이야기는 비현실적이면서도, 육아 경험에 맞물려 현신을 반영한 잘 만들어진 우화이다.
퀜틴 블레이크만의 명랑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풀어낸 이 별난 이야기는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유쾌하게 건네는, 철학적인 농담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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